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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수가 개편.형사처벌 완화, 안심 진료 환경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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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의료정책연구원
조회 44회 작성일 25-12-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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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이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의 문제점

서울특별시의사회 창립 110주년 특집 : ‘지·필·공’ 살리기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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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새장 속에 갇힌 새 증후군(Caged Bird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다. 공식적인 의학적 진단명도 아니고 DSM-5(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에 등재된 심리학적 분류도 아니다. 다만, 자신의 잠재력이나 자유를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억압되거나 갇혀 있을 때 느끼는 심리적 상태나 상황을 묘사하는 시적 표현이다.


자신에게 능력이 있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직장이나 사회적 환경 같은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무력감이나 우울감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1조에서 민주공화국이라고 선언하지만, 헌법이 지향하는 이념과 기본 질서는 헌법 제4조.제8조에 명시돼 있는 것처럼 ‘자유민주주의’가 맞다. 따라서 자유는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 같은 존재인데, 최근에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의사의 자유를 속박하는 지역의사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또한, 국회도 지역의사제 도입을 위한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생에게 장학금 등 재정적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면허 취득 후 특정 지역이나 의료기관에서 장기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정부는 의사들을 지역이라는 새장에 가두어 두어도 의사 본연의 일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강제적인 인력 배치가 법 및 제도 실효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논란이 되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장기 의무 복무 시 거주 이전과 직업 선택에서 과도하게 제한받게 되는데, 정부는 과거 헌법재판소가 군법무관의 10년 의무복무를 합헌으로 결정한 예를 들며 군사법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고 군 내부 법치주의 실현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의료 격차 해소라는 공익이 국가 안보 차원의 특수한 공익과 같을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거나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변호사 자격 소지자가 군법무관에 지원하는 것과 달리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어린 나이에 평생이 결정되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헌법 제37조 제2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금 규모가 거주의 자유나 직업 선택의 자유 같은 기본권을 제한할 정도인지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의무복무 중단과 장학금 상환 명령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일본과 대만의 사례처럼, 장기 의무복무 강제는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

둘째, 의무복무 기간이 끝난 후에는 대다수의 인력이 더 나은 여건을 찾아 대도시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의 경우 지역의 대학병원이나 거점병원에서 90.5%가 근무했지만, 정작 인력이 가장 필요한 지역의 중소병원 근무자는 4.2%에 불과했다. 대만도 총 6557명의 졸업생 중 84%가 의무복무 종료 후 의료취약지에서 이탈했다.

또한, 지역에서의 근무는 젊은 의사의 전문성 향상 기회를 제한하고 최신 의료기술 습득이나 대형 병원과의 연계 진료 경험을 쌓기 어렵게 만들어 지역 근무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의무복무 기간 동안 소극적인 진료를 유발하고 의무 종료 후 즉시 대도시로 이탈하려는 동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셋째, 지역 의료 인력 부족의 근본적.구조적 문제를 간과하면 안 된다. 지역 의료 격차의 핵심 원인은 의사 수의 절대량이 아니라 열악한 근무 및 정주 여건 때문이다. 지역 병원의 낮은 수가 체계·의료사고에 대한 높은 법적 위험 부담도 문제지만, 교육 문제나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이 지역 근무를 기피하는 주된 이유다. 그리고 환자들이 교통 발달로 수도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지역의료서비스의 신뢰도가 낮아지면 해결하기 어렵다.

넷째,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지역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의료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수련 과정이 담보돼야 한다. 기존 같은 교육 과정에서 지역의사 숫자만 늘릴 때 개인의 전문성 저하뿐만 아니라, 결국 지역 주민이 받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귀결될 수 있어 매우 중대하다.

이처럼 정부가 추진하는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장기 의무복무 강제는 단기적 인력 공급에는 일부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한 지역 의료 정착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지역의사제는 단순한 인력의 강제 배치를 넘어 자발적 정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강제와 유인의 균형을 맞춘 다층적이고 유연한 정책들이 다음과 같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 유연성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다층적 복무 모델’ 도입이 필요하다. 단기 공공의료 트랙과 장기 지역 정착 트랙으로 나누어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시급한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의료 핵심 인력으로 장기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

단기 트랙은 비교적 짧은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재정적 보상을 강화하면서 불이행 시 합리적인 수준의 배상 조건을 적용해 참여를 유도해야 하고, 장기 트랙은 재정적 보상을 넘어 안정적인 주거 지원이나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의 정기적인 순환 근무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경력 개발 같은 포괄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장기 복무의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둘째, 실효성 있는 이행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면허 취소 같은 극단적이고 위헌 소지가 큰 제재는 지양해야 한다. △단계적·재정적 배상 △일정 기간 공공기관 채용 제한 △특정 전문의 자격 취득 제한 등 현실적이고 비례 원칙에 맞는 제재 방안을 설계해 제도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지역의료 붕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제공하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개편하고 의료사고 형사처벌 부담을 완화해 의사들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지역 거점 병원들의 낙후된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해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단순히 의사를 강압적으로 배치하는 것에서 벗어나 포용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무기력하게 10년만 보내는 의사보다는 우수한 의료인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의료를 살리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정책이 더해질 때 지역완결형 의료체계가 완성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처 : 의사신문(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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