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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선 연구원장이 본 의사 수 추계와 위험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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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의료정책연구원
조회 62회 작성일 26-01-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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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 이어 추계 규모를 결정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새해 1월 말까지 매주 열린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에서 1시간 만에 결정된 사안을 이제는 무엇인가 심도 있는 논의의 모양새를 갖추려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보정심 구성원을 보면 추계에 관한 기술적 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보정심이 추계 연구에 관해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또한 위원회 운영 목적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 든다.

보정심 위원 구성 자체가 추계에 관한 전문성과 독립성이 없는데도 '추계위'의 완성도가 낮은 불완전한 연구 결과를 놓고 미래의 적정 의사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주어진 과제다.

보정심은 상위 정책 심의 기구로, 연구 개발 기구는 아니다. 추계위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보이는데, 이보다 더 짧은 기간에 비전문가들이 쉽게 논의할 수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보정심의 구성원이나 기능을 생각해 보면 보정심이 다루어야 할 우선 사안은 추계위 활동의 절차적 정당성과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 작업이 우선이다.

그런 다음에 현재의 추계위가 갖는 위원회 역할에 대한 검토와 '추계'가 갖는 정책적 위험도(Risk)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보정심 스스로 현재 제시된 추계위의 도출 결과를 재검토하고, 잘못된 정책적 결정의 위험이 있는지 냉철한 자기평가도 필요하다. 보정심의 기능이 몇 줄의 법적 용어로 되었다면 추계에 대한 보정심의 역할도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

■ 고도의 전문 영역 시간에 쫓긴 어설픈 추계보다 디테일 한 설계와 보정 필요
보정심이나 추계위에서 의사 추계에 관한 연구와 심의가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우선 추계가 갖는 극복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확연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사 추계는 현대적 의료제도 출현 이후에 실행된 것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 의사 추계는 의료가 갖는 태생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완벽한 예측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산술 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산정은 가능할지 모르나, 실제 추계에 중요한 요소인 의사나 소비자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도저히 계산해 담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 추계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어설픈 추계로 10년 뒤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실패와 사회경제적으로 커다란 해악을 초래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사 추계는 의료 선진국에서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부족한 의사 인력을 위해 1960년대에는 증원을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1970∼80년대 들어 과잉 공급(의사 실업)으로 인해 의사 정원 감축 기조로 바뀌었다.

이후에 의료 경제학자들의 등장으로 의사 수를 줄이면 의료비 상승이 억제될 것이라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 한동안 의사 감축 기조를 유지하기도 했으나, 1990년대 이후에 다시 의사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의사 증원의 논리가 힘을 얻게 됐다.

특히 전 세계 팬데믹 상황에 놓이게 한 코로나 사태 이후 증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의사 수만 늘리면 의사 부족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았으나, 증원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복잡한 수급 구조와 의사 행동을 고려하지 않아 지역 불균형(의료사막) 해소는 실패했고, 더 악화했다. 그리고 의사 수와 건강 성과 간의 상관관계는 입증되지도 않았다.

현대의 의사 수 추계에서 추계 결과가 의사 규모를 정확히 예측한 경우는 없었으며, 항상 '과잉'과 '부족'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 실증적인 역사다. 

이런 이유로 의사 추계위에서 정책적 차원에서 합리적 결과가 제시되면 이를 추진하는 보건 정치의 단계에서는 과잉 추계의 위험 관리(Risk Management)가 필요한 것이다. 

즉, 태생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이성적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추계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고 정답을 지향하는 단일 수치는 금기사항처럼 보인다.

장기간 고정된 단일 숫자가 아닌, 보수적인 범위로 접근해야 하고, 3∼4년 단위로 재평가하여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신속히 교정할 수 있어야 한다. 10년 이상의 추계도 바람직하지 않다. 추계의 기간이 길수록 그 오차는 더 확대될 뿐이다.

의사 수는 총량이 문제라기 보다는 분포의 문제가 더 심각하기에 10년 뒤의 총량 조절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에 의사의 유인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추계 자체의 위험 확률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의사 공급과 수요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이 필요하고, 완벽한 정답보다는 여지를 남기는 정책과 선택이 현실에 맞고 중요하다. 

■ 냉탕 온탕 반복하는 '바보들의 샤워' 방식 벗어나 냉정한 불확실성 관리 중요
우리나라에서 현재 의사 추계의 한계를 보면 변수를 찾아 적용하기 위한 필수 자료의 획득과 선택의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미래 수요 변화, 의사 선호 행동, 시스템 변화 등 거대한 불확실성의 반영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의료 선진국과는 달리 의료수요와 소비에 대한 통제가 미약해 소비자 행동이 예측 불가하고, 의료공급자인 의사들도 정책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기가 마찬가지로 어렵다. 그래서 의사 추계의 불확실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의사 공급이 부족하면 의료 이용 불편과 환자의 의사 선택 제한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지닌 세계 최고 수준의 수진율과 높은 의료 이용률, 의사 근무 실태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의사 부족에 따른 위험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의사 공급이 많으면 의료의 질이 향상된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의료인력은 노동 시장적 수급 조절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에 의사 과잉 배출은 오히려 과도한 의료수요를 창출시킬 가능성이 크다. 

기존 의사 인력과 신규 진입 인력 간의 과잉 경쟁을 유발하고, 불필요한 의료시설과 경쟁적인 고급화, 고가 시설과 장비에 대한 과다 투입을 통해 의료 원가를 상승시켜 결국 전체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은 결국 의료 소비자인 국민이 부담할 몫으로 돌아올 것이다.

따라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의료 이용의 제한보다 훨씬 위험도가 높아 적절한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과잉 공급을 우려해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은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합리적인 사회적 갈등과 대립도 우리 사회가 관리하고 경계하여야 할 일종의 '잘 포장된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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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의협신문(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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