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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확대의 허와 실을 검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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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의료정책연구소
조회 234회 작성일 20-08-2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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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확대의 허와 실을 검토하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2년부터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총 4천 명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4천 명 중 3천 명은 지역 의사로, 500명은 역학조사·중증외상 등 특수 분과 의사로, 500명은 제약 및 바이오 연구 인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대 정원확대의 필요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찬성 측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와 반대 측 대한의사협회(아래 의협)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을 만나 의대 정원확대의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중략)


대한의사협회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의대 정원확대, 알맹이는 없고 정치적 계산만 있어


Q.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공의료의 정의는 무엇인가.

A. 공공의료의 실체는 없다. 우리나라는 공공병상이 10%고 민간병상이 90%나 되는 특수한 나라다. 그러나 민간병원도 국민건강보험의 구매자기 때문에 민간의료가 결국 공공의료나 마찬가지다. 민간병원과 공공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간 큰 차이도 없다. 정부에서 공공의료가 꼭 필요한 것처럼 선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서남대학이 폐교된 자리에 의대를 설립하기 위한 명분으로 보인다.

Q.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 강화 촉구 여론이 많아졌다.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공공병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인구 1천 명 당 병상 수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다. 유사시 발동할 수 있는 공중보건체계를 통해 일부 민간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면 된다. 이런 체계가 미비한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져서 민간병원을 마음대로 징발하지 못한다는 딜레마에 빠진 것뿐이다. 감염병 사태는 일회성의 사안이기 때문에 기존 인력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대처할 수 있다.

Q. 정부는 OECD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 통계를 근거로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적절한 해석이라고 보는가.

A. 단순히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고 해서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다. 타 OECD 국가에서는 전공의도 주 45시간 근무제의 적용을 받는다. 각종 휴가와 학술 활동을 고려하면 1년에 약 두 달을 쉰다. 그보다 훨씬 긴 우리나라 의사의 근무 시간을 고려했을 때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 게다가 의대 정원확대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은 약 15년 후다. 저출산 등의 요인을 고려했을 때 현재 의대 정원으로도 15년쯤 지나면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는 OECD 평균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Q. 정부는 크게 ▲지역 간 의료격차 완화 ▲인력이 부족한 특수 분과 인력 확보를 의대 정원확대의 목적으로 제시했다. 각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우선 지역 간 의료격차는 통계에 의해 과장된 것이다. 우리나라같이 영토가 작은 나라를 군 단위로 쪼개서 비교하면 지역 격차가 매우 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지역 간 의사 분포 불균형이 가장 작은 다섯 나라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고 인구가 밀집돼있어 내가 사는 지역에 병원이 없어도 다른 지역의 병원에 갈 수 있다. 정부에서 미충족의료*** 비율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강원도의 수치가 같았다.
중증외상을 비롯한 특수 분과에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제도의 미비와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병원은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할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에 하지 않으려 한다.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권역을 나눠 충분한 설비를 갖춘 센터를 설립하고, 의사들에게 노동 강도에 맞는 보상을 해야 한다. 이미 외과 의사는 충분히 배출되고 있다. 이들을 외상외과 전문의로 길러낸 후 지원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이 문제다.

Q. 의협은 공공의료 인력 부족 현상의 원인은 인원이 아닌 배치라고 보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A.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는 공공기관, 지역 병원에서 일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이 기피하는 이유가 있다. 보건소장의 경우 계약직에다 승진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다. 연봉도 상대적으로 적다. 공공병원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는 의사를 비롯한 다직종의 사람들이 팀제로 일한다. 그러나 이를 공공에서 운영하면 효율이 떨어져 민간병원의 수행능력에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진주의료원 폐업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 공공병원을 만들어도 신뢰도가 낮아서 환자들이 찾지 않는다. 공공병원이 한직이 되면서 의사들의 자기 발전이 어려워진다. 봉급을 더 준다고 해도 가려는 사람이 없는 이유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Q. 정부는 공공 의대를 신설해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 10년간 의무복무 시키겠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A. 명백한 예산 낭비다. 사립 의과대학의 경우 의료원 수익이 1~2조 원 사이면 규모가 적정하다고 판단한다. 국립의과대학은 의료원 수익이 2천500억 원 내외인 경우가 많고, 그나마도 적자다. 정부에서 공공 의대 부속병원으로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립의료원은 규모가 천억 원대에 불과하다. 이를 적정 규모로 키우려면 막대한 재정 적자가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 공공 의대 설립 지역으로 거론되는 남원은 의과대학이 생존할 수 없는 곳이다. 광주광역시 소재 병원과 경쟁이 안 될뿐더러, 기존에 있는 남원 의료원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생존력 없는 의과대학에 1천억 원 이상의 세금이 낭비될 예정이다. 공공의료라는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 의학교육과정에 관련 교과과정을 신설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10년에 걸친 장기 의무복무는 직업 선택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의 소지가 크다. 의무복무기간이 지난 후 대거 이탈이 예측되기 때문에 실효성도 없다.

Q. 의대 정원 확대에 전공의들이 반발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A. 우리나라는 지금 있는 전공의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전공의를 육성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련병원에 맡기다 보니 전공의는 학생이라기보다 병원 경영을 위한 값싼 인력으로 여겨진다. 전공별 정원도 국가 전체 차원에서 얼마나 필요한지를 고려하지 않고 수련병원의 인력 필요에 따라 정한다. 중환자, 교통사고 환자 처치 훈련을 비롯한 교육은 비싸서 시키지 않는다. 기본의료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교육 구조다. 전공의 교육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무작정 의대 정원부터 늘리겠다고 하니 전공의들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Q. 의사가 과잉 배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A. 과잉배출된 만큼 수도권으로 집중돼 쏠림현상이 오히려 심해진다. 의료전달체계, 전공의 교육 체계 없이 무턱대고 의사 수만 늘린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가 5.35명으로 매우 많은데도 지역 공공병원 의사직 공석이 6천 명에 달하는 그리스가 대표적 사례다. 수도권 개원의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과잉진료가 성행하는 등 의료의 질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

Q. 의료계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합의를 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A. 의과대학 정원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할 일이 아니라, 의료계에서 합의를 통해 정할 일이다. 행정 관료와 정치가들이 정치 논리에 따라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지금의 체계로는 해결이 어렵다. 현대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전문직과의 교류가 필수다. 협치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


(이하생략)


*원문보기 : 연세춘추 http://chunchu.yonsei.ac.kr/news/articleView.html?idxno=26886&fbclid=IwAR34P2V6hCVJHgkcC1c0CHGYAscMilvu_HsozhqVA8fBWHrJ1x2ZLFOw8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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