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수요 많은 방문진료, 일본에 뒤처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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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16회 작성일 23-09-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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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아파서 움직이기 힘들다 보니 집에서 치료받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기자는 일본에서도 재택진료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지바현 후나바시 시(巿)의 스바사 재택의료 클리닉을 방문했다. 재택의료 클리닉은 의사의 왕진과 방문 진료를 중심으로 보는 의원이다. 현재 스바사 재택의료 클리닉에 등록된 환자 수는 450명 정도로 2022년 7월∼2023년 7월 1년간 1만 건이 넘는 방문 진료가 이뤄졌다. 연간 환자 수는 776명, 환자 1인당 평균 진료 기간은 13개월이었다.
기자가 방문했던 클리닉 2층 사무실에선 의사, 간호사와 행정직원들이 낮 동안 방문한 환자 차트 등을 분주히 정리하고 있었다. 클리닉은 상근 의사 5명과 비상근 의사 6명, 그리고 방문 및 왕진 간호사 14명, 외래 간호사 3명, 행정직원 13명 등 총 41명이 근무한다.
(중략)
국내에선 2019년 12월부터 진행된 1차 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총 856개의 의원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상자는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진료받을 필요성이 있음에도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사지 마비, 수술 직후, 말기 질환, 의료기기(인공호흡기) 등 부착, 신경계 퇴행성 질환, 욕창 및 궤양, 정신과 질환, 인지장애 등의 환자들이 이용 대상이다. 이미 3년 넘게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므로 활성화될 법한데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일본에 비해 형편없는 수가에다 홍보까지 덜 된 탓이다.
가령 국내에서 방문진료 시 발생하는 행위와 약제, 치료 재료 등에 대한 비용을 포함하는 방문진료료는 총 12만700원이 책정돼 있다. 교통비를 제외하면 거의 남는 게 없는 수가다. 국내에 방문진료가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이나 의사들도 드물다.
그동안 방문진료를 해온 오동호 미래신경과의원 원장은 “방문진료에도 다양한 환자들이 있는 만큼 일률적인 수가가 아닌 다양한 수가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 지역사회 중심의 충분한 관계망 구축이 핵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회, 치과의사회, 간호사, 요양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기가 이제 몇 년 남지 않았다. 이들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택의료에 대한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 투자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고 아프면 ‘정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야 하나’ 고민부터 하게 된다. 내 집 또는 지역 돌봄 내에서 당당하게 치료받는 시스템이 절실해 보인다.
원문보기 :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831/120964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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