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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2호]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 위험성과 한의사의 부당 이득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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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의료정책연구소
조회 354회 작성일 20-07-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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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2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 위험성과 한의사의 부당 이득 보장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선

 

2017년 문제인 케어의 하나로 불리는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건강보험재정을 아무런 생각 없이 낭비하는 행위이다. 국민 건강과 국가 재정을 위협하는 정책공약이 무조건 이행되어야만 하는가?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중증질환에 적용되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와 가족의 절박감보다 더 시급한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방행위에 대하여 무지한 정부가 앵무새처럼 한의사 주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이에 첩약 건강보험화의 허상과 국가 재정 낭비를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1. 첩약의 건강보험화 근거의 허구성

 

한의계는 국민 건강보험공단이 발주한 “2018년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보고서와 보건복지부의 “2017년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한국한의약진흥원)”를 근거로 한의약치료 중 국민들의 열망인 제1순위가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이라는 당위성을 도출한다. 그러나 공개된 연구보고서 및 실태조사에는 동일 질병 의약품과의 선호도 관련 비교 문항이 없다는 점과 연령대별 대상자 수 등이 공개되지 않는 등 객관적 통계 자료로서 신뢰성이 없다.

또한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GMP 시설에서의 한약재 공급을 한약의 안전성과 첩약 급여의 당연성으로 연계시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건강기능식품제조와 우수 농산물도 GMP, GAP, HACCP을 통하여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관리 지원하고 있는 한약재유통지원(BTL) 사업은 매년 적자가 심화되고, 이용률이 저조하다. 그렇다고 정부의 한약재에 대한 특별 취급 및 관리로 국민의 건강 선택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

나아가 보건복지부와 한의계는 첩약 건강보험으로 선정된 3개 질환(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 월경통)을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에 의하여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임상진료지침사업단이 작성한 한의임상표준진료지침에서 유효성 자료가 확보되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있다. 국가 R&D 예산이 투입된 한의임상진료지침에 대한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3개 질환에 첩약 처방이 치료제인 의약품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안면신경마비

한방에서 일명 구안와사로 불리는 안면신경마비 임상진료지침은 2015년 한국한의학연구원, 201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개발하였다. 임상진료지침에 의하면 한약처방은 근거수준이 불충분(insufficient)하고, 근거중심 의학적 자료가 부족하여 근거수준 편익을 판단 내릴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현장에 활용도가 높아 임상진료지침 개별그룹의 임상적 경험에 근거하였을 경우(Good Practice Point: GPP) 한약처방을 권고 하고 있다. 즉 한약 처방의 근거가 불충분하여 한의사 개인의 임상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

지침에 의하면 처방 한약으로 이기거풍산, 견정산, 청양탕, 진교승마탕, 불환금단 을 열거함으로써 권고 처방 이외의 한약 투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변증진단에 따라 환자에게 한약재 가감(견정산가미, 사물탕합견정산가감, 당귀보혈탕합도홍사물탕 가감) 처방 및 조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의사는 권고 처방 이외에 임의로 처방 조제할 수 있어 처방전과 한약재 공개 없이는 건보료 산정 기준이 유명무실하게 될 뿐이다.

 

뇌혈관질환후유증

한방에서 일명 중풍으로 불리고 있으며, 중풍 임상진료지침은 2017년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에서 개발하였다. 임상진료지침에 의하면 한약 투약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처방 근거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행된 보양환오탕에 관한 연구결과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유효성과 관련하여 중풍에 보양환오탕 치료를 권고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나 한의계에서 치료의 의미 있는 효과에 대한 보고서가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침은 보양환오탕의 유효성에 관하여만 이야기할 뿐 약물 상호작용에 대하여는 언급조차 없다. 와파린 상호작용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보양환오탕과 같은 일부 한약은 INR(혈액응고)0.5 이상 증가 또는 감소시킨다. 따라서 환자는 의약품 처방 투약을 포기한 체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보증환오탕 복용으로 인한 의료적 치료기회 상실과 생명의 위험성이 있다.

 

월경통

월경통 임상진료지침은 2017년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에서 개발하였다. 권고 처방으로 소복축어탕 등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각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는 4종류에서 10종류 이상으로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권고 처방 중 하나인 사물탕에는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 각 3.75g으로 구성된다. 인터넷상 판매되는 한약재 가격을 비교해 보더라도 최고가(2020. 7. 15일 기준) 국내산 500g 당 당귀 22,000, 천궁 18,000, 백작약 16,500, 숙지황 30,000원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첩약 건강보험 보장 내역상 약재비가 32,620~ 63,610원이라는 근거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알 수 있다.

 

2. 현 제도상 한약재 관리와 조제 안전성 확보는 불가능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한방의 한 축인 한약사의 참여가 처음부터 소외되었으며, 시범사업의 구체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후에야 한약사가 참여하였다. 이에 한약사회는 정부와 특정 직능 간의 야합에 의하여 수가가 정해진 것에 대하여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첩약 건강보험 사업은 보건복지부, 공공기관과 일부 이익 단체 간의 전형적인 밀실 행정의 산물이다.

한약재는 농수산물 뿐만아니라 동물성 재료도 포함하고 있다. 안면신경마비에 처방되는 견정산에는 전갈, 불환금단에는 전갈 꼬리와 백강잠(죽은 누에), 뇌혈관질환후유증에 처방되는 보양환오탕에는 지룡(지렁이), 월경통에 처방되는 온경탕에는 아교(당나귀 가죽)가 약재로 사용된다. 식물성 한약재의 농약과 중금석 함유도 문제지만 수입 한약재에 대한 정확한 통계 및 관리도 없고, 동물성 한약재에 대한 관리 기준과 유통·관리는 제도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다.

조제 관리도 문제이다. 보건복지부와 원외탕전실 인증제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은 201712월 기준으로 원외탕전실이 98개소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행한 2018년 건강보험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원내탕전실 11,062개소, 원외탕전실 676개소, 원외공동탕전실은 10,200개소가 있다.

또한 2019년 국정감사에서 전 윤일규 의원이 지적하였듯이 원외탕전실 한 곳에서 계약하는 곳이 2,000곳이 넘는 경우도 있고, 원외탕전실 한약사 일 제조 건수 기준과 제한이 없으며, 원외탕전실 시범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한의약진흥원도 이에 대한 대책과 관리 감독 능력의 부재로 인하여 조제 과정상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

 

3. 한방행위 특성을 무시한 자의적인 건강보험 수가 산정

 

2002년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약사법이 2007년 전부 개정된 이래 한의사의 조제권은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를 특징짓는 하나의 요소가 되었다. 통상적으로 의료행위란 관련 법률의 목적에 따라 의료인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것으로 의학의 전문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써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반하여 한방의료행위에 대하여 명확히 정의 내린 판례는 아직까지 없으며, 직역 간 업무범위와 관련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판단하고 있을 뿐이다.

한방의료행위 측면에서 첩약은 한의사의 진찰, 처방, 조제라는 3요소로 구성된다. 첩약은 한약 제형의 하나이며,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자른 한약을 섞은 것으로서 쓸 때 탕약(우림약)으로 만들어 먹게 한 제제이다. 이와 같은 정의에 의하면, 단일 또는 복합 한약재 모두 한약이 될 수 있으며, 일정한 제형으로 변형된 우림물 형태의 제형이다. 이와 같은 첩약 조제 행위에 대한 수가 산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기본진찰료와 심증변증 방제 기술료 분리는 한의사 돈벌이 수단

한의사는 사진(망진, 문징, 문진, 절진)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종합 분석함으로써 질병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진단을 내린다. 사람의 몸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있으며, 치료 관점에서 거시적인 변화가 질환을 만들어 낸다고 보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심층변증 방제기술료는 기본 진찰인 사진과 변증에 의한 진단 처방에 불과하다.

방제기술료는 한의사가 진단 처방에 따라 약처방의 일종인 한약재를 절단 및 가감하는 행위이므로 조제행위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방제기술료는 한의사가 아닌 탕전실 관리·운영자인 한약사의 기술료에 포함되어야 한다. 방제 시간에 대한 평가도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경우 본인의 수기방식이 아닌 한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보조인 또는 한약사가 컴퓨터 및 측량계 사용 등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정확한 업무량 산출을 위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제·탕전료는 원내 탕전실 관리 운영료

원외탕전실 인증제도는 시범사업으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과 한국한의약진흥원이 발표한 98개소 원외탕전실의 신청에 의한다. 그러나 나머지 20,000개소 이상의 공동탕전실과 원내 탕전실에 대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약재 관리료, 조제료, 탕전료, 포장료에 대하여는 정확한 산정 기준이 없고 측정도 불가능하다. 각각의 조제 탕전료가 한의사의 원내탕전실에 대한 행위별 포괄료인지 아니면 공동탕전실 또는 원외탕전실에 대한 행위별 포괄료인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한의사는 처방 시(또는 배포 시), 한약사는 한약 배포 시 환자에게 복용상 주의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복용상 주의의무와 관련하여 원내탕전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의 경우 기본진찰료와 조제탕전료가 중복계상 되었으며, 원외탕전실 또는 공동탕전실과 같은 시설을 구비한 약재 관리료 등을 산정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4. 결론

 

첩약 건강보험 시범 사업은 투명하지 않은 절차로 보건복지부, 공공기관과 특정 직역 간 야합에 의하여 구체화되었다. 국민건강과 국가재정에 큰 영향을 주는 사업이 의료계와 의약계가 참여한 협의체가 구성되어 논의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불신과 반목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사업 근거의 허구성, 위험성 및 수가 등이 한의사만을 위하여 과대 중복 산정되었다. 무엇보다도 한약재의 조제·유통상 안전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고, 약물상호 작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번 시범 사업을 강행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 혈세로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빙자한 폭리행위를 충족시키는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목적이 아니라면 정부는 투명한 사업 수행을 하기 위하여 의료계, ()약사 및 환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약품을 포함한 건강보험급여화 범위를 원점부터 다시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이 게시물은 의료정책연구소님에 의해 2020-07-24 09:10:05 공지사항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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